향기 파빌리온에는 공간 전체, 빌레(너럭바위)에 향을 발향하고 있으나, 바람과 햇살에 실려 느끼는 향의 정도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입장할 때 나눠드리는 향기 리본의 향을 충분히 음미하고 그 향을 찾아보거나, 향기 파빌리온에 놓인 '여끈돌' 작품의 기둥에 코를 대고 향을 음미하셔도 좋습니다. 향이 느끼지면 느껴지는대로 아득하면 아득한대로 그 자리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눈을 감으면 향기가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빌레의 숨결' 향기 명상법 (한서형 향기작가)
빌레 위에 가만히 섭니다. 발바닥이 빌레에 닿는 감각을 알아차립니다.
단단한 돌이, 그 아래 땅이 안전하게 나를 지지합니다.
“나는 지금, 안전합니다.”
여끈돌 가까이 다가가 기둥 끝에 코를 대고 찬찬히 들숨을 알아차립니다.
숨을 들이쉴 때 코끝에서 향기가 느껴지고내쉴 때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습니다.
숨을 들이쉴 때 진한 흙 내음을 머금은 빌레의 숨결이
코에서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가만히 눈을 감아도 좋습니다.
잠시 그대로 머물면서 향기로운 들숨을 누립니다.
숨을 쉴 때마다 처음에 느껴지던 향과 다른 향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향인지 구분하려 애쓰지 말고그저 그 순간의 감각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질문을 떠올립니다.
“나는 지금 편안한가?”
언제고 내가 던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다시 들이쉬는 숨을 알아차립니다.
이끼와 흙과 뿌리와 나뭇진의 향을 머금은 ’빌레의 숨결‘이
숨으로 나를 안아주며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라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돌과 바람, 그리고 그사이에 존재하는 나를 바라봅니다.
향이 머무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안전하고, 이대로 충분합니다.
”’빌레의 숨결‘ 곁에서 잠시라도 편안해졌기를 바랍니다.